필리핀여행. 그 중에서 바기오 여행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예전 유년기의 추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 당시 내 유년시절에는 모든 곳이 공사현장이었고 두들겨 부시고 도로확장하고...
우리 부모님은 세탁소를 하던 탓에 그리고 세탁소와 집이 붙어있는 주상복합(?)집에
방 한 칸으로 할머니까지 해서 5식구가 살았던 그 기억.
바기오의 길을 지나가다보면 도로 가에서 위태롭게 놀이를 즐기는 바기오의 어린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무슨 놀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 7080세대들에게 익숙한 딱지놀이 같이
이들에게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잡힌 듯한 고무줄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
낯선이가 말을 걸면 그 자리를 피하라는 한국어린이들과 달리 이방인이라 할 수 있는 내가 다가서도
전혀 두려움 없이 사진포즈까지 취해주는 바기오의 순수한 어린이의 모습!
예전 우리 어렸을 때는 이런 모습이었는데...
하며 뭔가 많은 것을 가졌지만 허전한 지금의 삶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본다.
풍요 속의 빈곤. 우리는 과거에 비해 많은 것을 누리고 살고 있지만 왠지 허전한 이 마음.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
카메라를 들이댈 때마다 환한 얼굴로 눈치를 보며 사진이 잘 나오게 포즈를 잡아주는
필리핀 아이들이 사랑스럽다.
위태롭게 차가 지나다녀도...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놀이를 즐기는 모습.
생각해보면 우리 어린아이들은 이런 추억을 가질 수 있을가?
오로지 방과 후 학원을 몇 군데 다니면서 공장제품 같은 추억만 간직하며 성인을 맞이하는 것은 아닐까?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 데...
우리 어린아이들에게 뭔가 큰 잘못을 하는 것 아닌가 어른으로서 미안한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