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날이 섰다.
제대로 날이 섰다. 남들의 업적에 대해서는 폄하하고
자신의 삶의 한심함에 대해서는 관대한 청년들에게 회초리질 한다.
사실 이 영화 별 기대없이 봤다.
그리고 실제로 그 다지 재미있다고 생각되지도 않았다.
조금은 겉멋 잔뜩든 배부른 자(7급공무원)의 일탈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그것부터 나 역시 남의 인생에 대해서는 날센 회초리질을
나의 인생에 대해서는 관대함을 보인 요새 젊은이였다.
이 영화에서 가장 내가 공감가는 부분은 그거였다.
간지 안 나기 때문에 조그마한 대회를 가지 못하는 녀석.
그리고 이 사회가 뭔가 꼬여있다 생각하며 술을 마시는 녀석,
돈이 없다고 투정부리면서 술 마실 돈을 많은 녀석.
그러면서 노력해서 어느 정도 위치에 선 사람에게는 세상에 길들여져 산다고
재미없다고 이야기하는 녀석.
철저히 나의 모습이었다.
나 역시 장르는 음악장르는 아니지만 예술장르를 종사했었다.
그리고 나 역시 남의 노력은 행운이라 폄하하고
폼생폼사로써 살아왔다.
이 영화 이상하리 나에게 윤제문이 훈장 같이 보일 정도로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그런지 재미등급은 높지는 않았다.
하지만 느끼게 해준다는 것. 그것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 영화 10점 만점에 8점 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