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절대 울지 말아야 된다. 강해야 된다. 아버지의 말씀이셨죠.
그래서 저는 왠만해서는 울지 않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얼굴이 찡그리는 한이
있더라도 울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눈물이 났습니다.

그 이유는 한가위날이어서 가족들이 보고 싶어서입니다.
사내자식이 뭔 가족이 보고 싶다고 우느냐고 이야기하시는 분들 있을 겁니다.
사실 사정은 그렇습니다. 현재 제 나이 33살 최고령 워홀러로써 호주로 왔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늦게나마 온 것이죠.

제 직업은 여행작가입니다.
밑에 알라딘 TTB로 책이 링크되어 있는 것들.
바로 제 책들이죠.

사람들은 말합니다. 대단하다고 말이죠. 33살의 나이에 공저 포함 6권의 책을
낸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죠. 하지만 제 수익을 이야기하면
어떻게 그 돈으로 사느냐 말합니다.

제 수입은 88만원 세대보다 못한 금액을 받으니 말이죠.
사실 저는 행복합니다. 내 가슴이 뛰는 일. 설렘을 가지고
여행을 하면서 적은 돈이지만 생활할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비록 내 집 장만. 내 차 그런 것은 가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
평생지기들을 만나고 추억을 쌓는 여행을 한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가족입니다.
사실 저희 집의 가족 구성원들 대부분이 병에 걸렸답니다.

친형과 어머니는 갑상선 암. 그리고 아버지는 귀가 잘 안 들리시는
청각장애를 앏고 계시죠. 그런 불운한 현실이 있지만
작년 한 해 친형이 형수님을 만나 결혼해 행복한 날을 보내시고
어머니도 수술경과가 좋아서 말이죠.

그런데 일주일 전 아버지께서 알코올성 치매 증세가 올 수도 있다면
절대로 술을 들지 말라는 의사검진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왜 이리 눈물이 쏟아지고
내가 내 삶을 위해서 가족들에게 소홀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겁니다.

아버지. 평생 자식을 위해서 살아왔던 아버지.
그랬던 아버지가 귀가 안 들리시면서 점차 술을 더 드셨고
그것이 병의 원인이 되었던 겁니다.

무슨 말을 해야 될까요?

제가 호주에서 아버지를 위해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요?

그때 답이 생각나더군요.
해외여행. 아버지와 어머니 여태 고생만 하시고 비행기 한 번 타보지
못하신 분들. 여행작가의 삶을 살면서 정작 가족들과 제대로 된
해외여행 같이 해 본 적 없는 것.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창피하네요.
집안을 먼저 챙기고 밖을 챙기고 그랬어야 되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이번에 제 호주워킹의 마지막은 부모님과 형과 형수님과
같이 가는 필리핀여행으로 결정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에게 그리고 형과 형수님에게 제가 그 동안 쌓아왔던 추억의 장소를
보여주고 그동안 자식 때문에 어떤 것 하나 제대로 즐기지 못한 아버지 어머니에게
여행의 즐거움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내년 8월.
앞으로 1년이 덜 남았네요.
그 동안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형과 형수님이 건강한 모습으로
지내기를 바랍니다.

한가위날 둥근 보름달은 없지만
제 마음 속으로 우리 가족의 건강을 빕니다.

호주 콥스하버라는 지역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가족을
그리워하는 최고령 워홀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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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의 시선

이 시대의 전문가들은 많다. 하지만 실상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 그러기에 나는 전문가가 되기를 거부한다 일반인의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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