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제발 좀 말 같은 소리를 하세요.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그렇게 고리타분하게 이야기해요. ’


‘아빠 요즘에 왜 이렇게 바보가 되세요. 왜 그래요. 왜!
정말 집에 들어오는 것 왜 싫은지 아세요.
이렇게 집에 오면 짜증이 나는데 어떻게 들어와요.’

수없이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나왔다.
아버지는 어느 날서부터 어렸을 적
나를 지켜주었던 큰 사람이 아니었다.
이제는 환갑이 지나고 세상을 너무 모르는 철없는 아이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
더군다나 나이가 드시면서 귀가 어두워져
결국은 청각장애인등급까지 받게 되셨다.


그러다보니 아버지는 점점 가족들 사이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아버지는 귀를 세우면서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으려했지만
우리 가족들은 그런 배려란 존재하지 않았다. 바쁜 세상에…,
짜증나는 세상에…, 단순히 내 불만만 토로할 뿐이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점점 외톨이가 되어 가셨다.

그리고 주말마다 아버지는 어딘가 외출을 하셨다.
사실 아버지가 그렇게 나간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단지 내 생활이 바빴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일찍 친구결혼식 때문에 나가게 되었다.
평소 일요일 날 같은 경우는 직장생활에
피로함으로 인해 늦잠을 잤지만
친구결혼식이 지방인지라 아침 일찍 나가야 되었다.
그런데 그 시간에 아버지는 이미 나가시고 없으셨다.

 


그리고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지하철 1호선을 타러 갔다.
그런데 저 멀리서 아버지로 생각되는 분이 장애인수첩을 꺼내며
무임승차권을 끊는 것이었다. 이상하였다.
평소에 아버지는 어디를 간다면 이야기를 하고 갈 텐데.
지하철을 타고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아버지의 삶도 있겠지. 하면서 그 날 하루를 넘겼다.
하지만 계속해서 아버지는 주말이 되시면 아침 일찍 나가시는 것이었다.

너무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주말에 아버지의 뒤를 밟게 되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있는 차량 칸 바로 뒤 차량 칸에서 아버지의 행동거지를 밟았다.
 


아버지는 물끄러미 밖을 쳐다만 볼뿐이었다.
 마지막 정거장 의정부역까지 가는 데 내리시지를 않으셨다.
 아버지의 눈은 굉장히 외로워 보이셨다.
옆에서 바라본 아버지의 옆모습과 뒷모습은
정말 가장 슬픈 가장의 모습이었다.

아버지는 결국 그 지하철이 다시 출발할 때까지
그 자리를 계속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다시 처음에 탔었던 지하철을 타고
다시 그 자리에서 계속 있으시고 처음에 탔던 역에
다시 내리셨다.

그리고 털레털레 집으로 발길을 옮기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아버지는 가족끼리 대화를 하는 거실을 지나
안방으로 들어가 버리신 것이다.
아버지는 그렇게 자신만의 지하철여행을 하셨던 것이다.
소통이 안 되고 자식들을 위해서 친구들과 우정을 못 나눠
이제는 친구들이 불러주지도 않는 즉 가족만이 남은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이제는 가족에게 버림을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 집에 있는 시간 자체가 괴로워 밖을 나가신 것이다.
그리고 돈을 쓸 수가 없어서 장애인증을 가지고 무임승차권을 가지고
아버지만의 지하철여행을 다니셨던 것이다.

아버지는 그 지하철 안에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어쩌면 아버지가 그렇게 되기까지 가족이 없었다면.
그렇게 자신의 삶을 다 희생하면서 살았을까?
 아버지는 술도 좋아하시는데. 혼자만 술을 드시는 아버지는 아니신데.
 어느 날서부터 아버지는 사람이 그립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하지만 그것을 자식으로써 눈치 채지 못했다.

그냥 아버지가 나이가 드셔서 그런 거라며 핀잔할 뿐이었다.


아버지. 나의 아버지! 어렸을 적 관악산에 데려간다며
무등을 태우며 다니던 아버지. 가난했지만 자식에게 추억을
남겨주겠다며 서울의 도심지를 끌고 다니시던 나의 아버지.

그 아버지가 이제는 노인이 되어서 지하철을 타며
그 날의 향수를 추억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아버지의 사랑. 그 사랑의 반이라도 했다면 아버지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을 텐데. 그리고 지금 아버지 혼자서
지하철여행을 하지는 않았을 텐데.

다음 주에는 아버지 몰래 가족 다 같이 지하철을 타고
예전 추억의 사진첩을 되뇌며 여행을 가야 되겠다.
그리고 마음속 담아두었던 말.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이제는 작은 사람이 되어버린 아버지를 꼭 껴안아 줘야 되겠다.

요즘 AIA에 광고를 보고 문득 아버지가

생각이 나 적어봤습니다.

현재 아련한 첫 키스의 추억, 알콩달콩 신혼기, 코끝 찡한 가족애...
사랑에 대한 추억에 이야기를 공모한다고 하네요.

좋은 사연으로 채택되는 경우
다큐멘터리로 제작 베스트사연인 경우는 대형 LED전광판으로
광고가 나온다고 하네요.

여러분의 추억을 나눠보는 것 좋을 것 같네요^^

http://www.helloaia.co.kr/main.php?h=783
다음을 가시면 이벤트 페이지를 가게 되니 참조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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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의 시선

이 시대의 전문가들은 많다. 하지만 실상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 그러기에 나는 전문가가 되기를 거부한다 일반인의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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