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우리 집 돼지는 배를 갈랐다.

이 날도 어김없이 우리 돼지는 자신의 배를 들어낸 체 그 동안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노력이 담긴 돈들이 쏟아져 내렸다.

 

 

이 돈은 항시 우리 집안의 큰 일이 일어났을 때만 배를 갈라서 나오는 돈이다.

문제는 항상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만 배를 가른다는 점이다.

 

형이 암으로 투병할 때 어머니가 암으로 투병할 때

그리고 형이 다시 암이 재발했을 때...

 

등등 항상 안 좋은 일에 쓰였다.

 

 

하지만 이번 돈은 조금 의미있는 일에 쓰이게 될 것 같다.

 

내년 아버지의 고희연을 앞두고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가기로 한 것이다.

조카 시우도 태어나고 대가족 여행을 준비하기로 한 것이다.

 

 

물론 늦었다는 생각은 든다. 이제 아버지 같은 경우는 다리를 절룩이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딪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어머니. 처음에는 환갑이 지나면... 노후를 즐기시려는 계획이 있지만

아직까지 세탁소 일을 하며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는 부모가 되겠다며

지금도 새벽 6시면 세탁소로 출근하신다.

 

그 아픈 발을 이끌고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이 동전... 이 모인 동전들의 합은 우리들이 인생 힘들다며

술 마시며 지불하는 돈보다 적은 돈이다.

 

하지만 우리는 절대로 잊지 말아야 될 것이다. 우리네 부모님이 그 동안 우리들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 말이다.

 

지금 나는 필리핀 바기오에 거주하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나는 부모와 자식간의 살가움을 발견하게 되며

공경하는 자식들의 모습을 많이 보며 나를 반성한다.

 

지금 현재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는 부모는 무조건 자식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

형식으로 바뀌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부모들은 어린 아이들을 꼭 자신의 일터에 와서

어떤 일을 하는지 보여준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자식들이 자신을 위해서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알며 공경의 자세를 잊지 않는다고 말이다.

 

지금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가?

 

 

오로지 많은 것을 해주는 것이... 아이들 교육에 좋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마움을 알게 하는 교육.

그것 역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고희연을 앞두고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식에게 또 다시 손 벌리지

않겠다며 돼지 배를 가르는 모습에 서글픈 생각이 들어 글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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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의 시선

이 시대의 전문가들은 많다. 하지만 실상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 그러기에 나는 전문가가 되기를 거부한다 일반인의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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