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의 쓰디썼던 호주 워홀러로서의 생활. 그리고 2년 6개월간의 유학컨설던트로서의 삶. 그리고 두 권의 책…….

호주워홀에 관한 나의 첫 번째 책 <호주워킹홀리데이 완전정복>은 그야말로 ‘개고생’ 워홀 스토리를 담은 책이었습니다. 2005년 10월부터 2006년 9월까지의 경험은, 그동안 인터넷을 통해 봐왔던 아름다움의 대명사. 평화로움의 대명사 호주가 실제로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더구나 워홀기간 동안 돈은 돈대로 날리고 저처럼 죽을 고생만 하고 돌아오는 워홀러들이 10명 중의 8명이라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귀국해서 만난 사람들은, 제가 호주로 가기 전에 그랬듯이. 호주워홀에 대한 희망과 열정으로만 가득 차 현실을 냉정하게 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막연한 환상으로 열정만 가지고 떠나면 졸지에 사회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확신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호주에서의 1년 동안 그런 사람을 숱하게 봐왔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저는 책을 쓰기로 했습니다. 차마 부끄러운 일이지만, 내 감추고 싶은 실패담을 쓰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책이 출간되자 예상 밖의 호응이 있었습니다. 단 한 명에게라도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어 나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책이었는데 매우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고, 또 책을 읽으신 많은 독자들이 저의 책을 통해 호주워홀이 자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나는 사람은 지방대 출신의 4학년 졸업반 남학생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는 당시 너무 열정만을 앞세운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책표지를 보는 순간, 자신을 격렬하게 나무라는 것처럼 느꼈다는 것입니다. “열정만으로 떠나지 마라!” 책을 다 읽은 후 그는 무작정 가기로 한 일정을 모두 미루고 영어공부에 매진해 애초의 일정보다 6개월 정도 지난 뒤에 호주워홀을 갔습니다. 그리고 그는 돌아온 뒤 대기업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듣기 좋은 의견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 책이 출간될 당시 유학원 직원소속이었던 저에게 책을 써서 학생들을 윽박지르고 겁먹게 한 뒤 영어학교에 등록하게 한다는 글도 있었습니다.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밤잠을 설칠 정도로 말입니다.

제가 유학원 입사를 결심하게 된 것은 호주워홀을 가는 사람들에게 달콤한 이야기만이 아닌, 호주의 숨겨진 진실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보통 유학원에서는 나쁜 이야기를 배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학원이라는 곳은 아무래도 호주로 많은 사람들이 갈수록 좋은 곳입니다. 따라서 호주의 안 좋은 면은 웬만하면 말하지 않습니다. 호주워홀에 실패한 사람의 이야기는 의지가 약한 사람의 이야기로 폄하해버리고 좋은 이야기만 해주는 것이 기존 유학원의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차원에서 보면 ‘독설가’였습니다. 몇몇 분들이 저의 이야기에 거부반응을 보인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보다는 저로 인해 성공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어서 매우 기뻤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유학원 컨설던트로 일하면서 번번이 한계에 부딪치는 게 느껴졌습니다. 더 유익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데 유학원 직원으로서 해줄 수 없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유학원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더욱 홀가분한 마음으로 두 번째 책을 여러분께 내놓습니다.

첫 번째 책이 저의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호주워홀러들의 적나라한 이야기와 ‘열정만으로 떠나지 마라’는 간곡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두 번째 책 <호주워킹홀리데이 완전정복 Q&A 그리고 그에 관한 독설>은 워홀을 직접 체험한 경험에다가 2년 6개월간 컨설던트로 일하면서 수많은 워홀러들을 컨설팅했던 전문가적 지식과 노하우가 결합된 본격 정보서입니다.

호주워홀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 116개를 뽑아, 경험자로서 또 컨설던트로서 친절하고 꼼꼼하게 답변을 달았습니다. 워홀을 준비하면서 생기는 질문의 대부분은 이 책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질문과 답 형식을 택했으나 상황별로 묶어, 워홀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순차적으로 읽어나가면 호주워홀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알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어떤 책에도 없는 ‘호주를 다녀온 워홀러들이 충고하는 96개의 독설’입니다. 그러니깐 이 책은 대부분의 질문에 대해 ‘답’과 ‘독설’이 함께 실려 있는데, ‘답’은 질문에 충실한 ‘모범답안’이며, ‘독설’은 호주를 다녀온 워홀러들이 말하는 일종의 ‘충고’입니다. 즉, 호주워홀러들이 꼭 알아야 할 질문과 답, 호주를 다녀온 워홀러들의 충고가 한 세트를 이루며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현실감 있고 충실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두 번 다시는 실리지 않았으면 하는 내용 ‘워홀러들이 사기 당하는 유형 5가지’입니다. 호주 내 한국인이 한국인을 믿지 말라는 이야기가 더 이상 안 들리기를 희망했습니다. 하지만 2011년 5월 2일 세컨비자로 다시 호주를 온 저에게 그 이야기는 호주 내 가장 많이 듣는 조언이 되어 있었습니다. 되러 예전보다 더 조직적으로 한국인이 한국인을 이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기에 개정판을 씀에 있어 더 이상 한국인들끼리 이런 식으로 사기치고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적었습니다. 누군가는 이 글을 적는 저에게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 아니냐 걱정합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더더욱 사기 치는 사람들이 극성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저도 이 글을 쓰면서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그들이 최소한 도덕적 윤리를 가지고 자신의 행위가 부끄럽다고 느끼게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효과라 여겨 글을 적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10인의 체험담’에서는 2005년 10월 당시 저와 함께 생활했던 친구들의 농장체험담부터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으로 워홀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친구들의 체험담이 담겨 있습니다.

어떤 학생은 자신이 처음에 가졌던 초심을 잃어버리는 것에 대해 고백하기도 했고, 어떤 학생은 자신이 꼭 성공해야 된다는 주문을 외우면서 자신을 채찍질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모두 호주워홀의 실제 삶의 모습입니다.

책을 쓰면서 계속 생각했던 제 바람은, 이 책이 가본 적도 없으면서 막연히 호주가 좋다는 소문만 듣고 호주워홀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깨달음의 비수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제가 2년 6개월간 유학컨설팅 일을 하면서 만나온 사람은 수천 명에 이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지한 현실인식을 가지기보다는 호주가 좋다는 소문에 이끌려 워홀 혹은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제가 이 책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호주를 경험한 후 너무 좋아서 가시라는 것입니다. 호주가 좋아서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상은 역이민도 많다는 것을 아시나요? 막연하게 호주가 좋다는 이유로, 복지가 좋다는 이유로 호주이민을 선택했지만 함께 삼겹살의 소주를 기울일 친구가 없는 호주가 싫어서, 아웅다웅 살지만 그래도 인간냄새가 나는 한국으로 다시 역이민을 온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습니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실종 8일 만에 워홀러들이 사체로 발견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고의 원인은 음주사고였습니다. 이 사고를 보면서 여러분들은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왜 선진국에서, 그것도 음주운전 사고라면 바로 수습이 가능할 텐데 8일동안 실종된 상태로 있었을까요? 지상낙원이라는 호주에서 그런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지 않습니까?

우리들은 나쁜 이야기는 듣지 않습니다. 어느 나라든 좋은 점이 있고 안 좋은 점이 있는데 우리는 너무 좋은 이야기만 듣고 갑니다. 실제로 한해 워홀러들이 10명이나 사망하고 200여 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아무것도 모른 채 막연히 열정만으로 떠나게 된 결과입니다. 이 책은 무작정 열정만 있으면 성공할 것이라는 안일한 현실인식을 가진 사람에게 쓴 약이 될 책입니다. 만약 쓴 약을 잘 복용한다면, 1년 뒤 이 책은 여러분의 인생에 거름이 될 자양분 같은 책이 될 것이라고 의심치 않습니다.

호주워홀은 만 30세의 건강한 사람이면 누구나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정복과 추억을 가지고 오는 사람은 드뭅니다. 호주워홀 1년이 정말 내 인생 최고의 해였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아무쪼록 이 책이 여러분 워홀생활의 훌륭한 조력자 역할을 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6년만에 온 호주에서 개정판을 받아봅니다.
제 책에 나오는 독설은 이제 더 이상 쓸모없는 이야기가 되도록
호주워홀러분들이 철저하게 준비해서 추억을 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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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의 시선

이 시대의 전문가들은 많다. 하지만 실상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 그러기에 나는 전문가가 되기를 거부한다 일반인의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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